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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대학 졸업후 가업승계. . . 화훼농부 도전장

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2. 임지홍 청포농장 대표

 

      

 

      

 

농업전공 안해 이론 아쉬움... 실전 경험 무장
코로나 불경기 무풍지대... ‘안스리움’이 효자
다음 아이템 고민... 해외 식물시장 트렌드 주목

 

[용인신문] 도농복합시인 용인시는 미래 생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농업을 이어갈 청년 농업인을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농업비즈니스모델과 신기술 교육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곧 청년농업인육성조례를 제정해 유능한 청년 인재의 농업분야 진출을 돕고 지속적인 육성이 가능해지도록 할 계획이다.  용인시와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아래 신규 취농 및 가업 계승에 나선 청년농업인들을 찾아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본지는 앞으로도 용인을 이끌어가는 농촌 주역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개해나갈 계획이다.<편집자주>

 

꽃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을까. 말 못하는 화초의 귄리를 지켜주기라도 하듯 애착과 사랑으로 화초를 돌보는 화훼장인이 있다.

 

대학 졸업 후 부친이 운영하던 화훼농장을 계승해 올해로 11년째 남사 화훼단지에서 청포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임지홍 대표가 주인공이다.

 

화초에 들이는 지극정성이 품질로 이어져 아버지 임승권씨가 이뤄놓은 탑클래스의 대를이어 A급 클래스를 지키고 있다. 청포농장의 포장상자는 뚜껑을 열어보지도 않고 가져갈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다. 청년농업인답게 트렌드를 읽어내고 빠르게 종목을 바꿔 성공시키는 차세대 주역임은 물론이다.

 

임 대표는 지난 2010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농장에서 일했다. 당시 농업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아버지가 고생 하는 것을 어려서부터 봐왔기 때문에 난 저일 안하겠다고 했던거죠.”

 

아버지는 우리나라 화훼 메카인 남사에서 유명한 임승권씨다. 화훼시장의 롤모델이다. 그런 아버지는 임 대표한테 한 번도 농사를 권유한 적이 없다.

 

“대학에서 과대표도 하고 졸업 후 오라는 회사도 많았어요. 그런데 대학졸업을 앞둔 어느날 술에 취해 들어오셔서는 니가 안하면 나도 끝낼거다고 말씀 하신 후 스러져 잠드셨어요. 갑자기 아버지의 생이 한순간에 없어지는 것 같았어요.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농사를 지었어요.” 임 대표는 아버지가 이뤄놓은 게 너무 커서 유지만 해도 됐다. 그러나 “이제는 순전히 내 노력이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저 집 아들 잘 배워서 아버지보다 낫다. 노력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물론 농업 전공은 안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농장이 놀이터였던 그에게 농장은 전혀 낯선 곳이 아니었다. 중학교 때는 리어커에 연탄을 가득 싣고 하우스에 연탄불을 갈았었다.

 

늦었지만 농업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물리적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실무에서 감각과 경험으로 쌓아올린 데이터는 농업대학의 교수도 찾아와 묻고 갈 정도다. 그러나 식물병리학이나 비료의 배합 등 이론적으로 딸리니 배우고 싶다.

 

“꽃이 말을 안해서 스스로 파악하고 헤아려야 하니까 이론이 필요해요. 비료의 배합도 디테일하게 다르고, 식물이 원하는 타이밍에 곧바로 조치를 할 수 없는게 아쉽죠. 아버지와 저는 이유를 모른 채 경험치로 하고 있는데 책에는 이유가 다 나와요.”

 

이론을 알면 해결책이 쉽고 할 수 있는 게 많을거라는 생각이다. 인맥 형성 면에서도 아쉬운 면이 있다. 용인시농업시술센터 교육에는 100% 참여한다. 들으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청포농장의 화훼는 요즘 같은 코로나 불경기에도 끄떡없다. 물론 품종 덕도 한몫 한다.

 

청포농장은 현재 2200여평의 하우스에 년간 안스리움 10만본, 카라, 바질트리 15만본 등 총 25만본을 기른다. 안스리움은 아버지가 1세대 전문가다. 임 대표 역시 한 가지 품목은 장인처럼 키우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안스리움에 정성을 쏟는다.

 

그렇지만 임 대표는 다음 아이템을 고민 중이다. 유럽, 미국의 식물시장 트렌드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이를 빨리 케치하고 계속 바꿔가는 게 청년농업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세대 것만 따른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러나 개선하고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유럽 박람회장에서 트렌드를 직접 보고 온다. 물론 거래처에서 제안하는 화초도 있다.

 

바질트리는 대한민국에서 2곳의 농가만 출하한다. 빨리 도입했지만 키우기가 어려웠다. 잘 죽었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 현재 바질트리가 농장 매출의 절반정도를 차지한다.

 

“시설원예는 흙, 물, 햇빛, 온도, 습도까지 다 컨트롤해서 식물이 제일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식물이 원하는 걸 찾아야 하니까 어려운거죠.”

 

그 답을 찾는 게 화훼 직업이다. 답은 있는데 식물이 말을 안하니까 계속 관찰하고 실험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이 직업이다.

 

“남들이 저 집처럼 농사지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지만 원가가 높으니 판매가가 높은 것일 뿐 종자 값에만 깔려있는 자금이 큽니다.”

 

그러고 보면 성공이라는 것은 “비싸고 리스크가 커서 안하는 것, 키우기 어려워서 못하는 것을 뛰어넘은 경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질트리뿐만 아니라 카라도 키우기 어렵고 잘 죽는다. 20% 로스면 농사를 지으나 마나다.

 

“로스를 5%, 10%로 줄이는 게 일이에요. 노하우가 있으니 하는 거죠.”

 

희소성 의 가치, 이것이 바로 임대표의 경쟁력이다.

 

시설원예는 휴경이 없다. 4계절 풀가동이다. 봄에는 일이 어마어마하게 몰린다. 봄이 70%, 가을이 20%, 나머지 여름, 겨울로 보면 된다. 년간 화분 20만본 이상을 다 포장해서 판다. 전화받을 시간조차 없는데 요새는 주문 전화가 몰리니 벨이 울리는 게 무섭다. 하루 20통 넘게 전화가 걸려온다.

 

그나마도 파는 건 쉽다. 그러나 키우는 건 정말 어렵다.

 

임 대표는 스트레스 안주고 키우는 걸 지론으로 한다. 해줘야 할 때 해주는 성실함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2박 3일 여행 가본적이 없다. 1년에 명절 당일 등 전체 5일정도 쉰다. 올해도 4개월 동안 단 하루 쉬었다.

 

“꽃들이 연휴 합니까. 물론 며칠은 물이며 비료 안줘도 됩니다. 그러나 꽃이 하루 동안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도저히 용기가 안납니다. 또 햇빛 보여줘야 할 때 보여줘야 하고, 더우면 천정 올려주고 추우면 내려주고. 며칠이라고 하지만 출하 시에 차이점을 만듭니다. 소비자는 몰라요. 난 딱 보면 알아요. 애착 없으면 못하는 거죠.”

 

임대표는 물도 기계 대신 직접 손으로 주고 있다. 물을 주게 되면 3~4일에 한번 구석구석을 다 돌면서 화초가 크는 상태, 병, 벌레 같은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부터 밤 10시 넘어까지 임 대표는 농장에서 산다. 10년 동안 그렇게 살았다.

 

청포농장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물건에 B, C 등급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 놀면 B급 될 수 있다. 이는 아버지의 자존심을 지켜드리고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요새는 기술이 좋아 스마트팜 시대가 왔다. IT기술에 힘입어 농장을 확장할 수 있으나 무분별하게 세를 늘리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상급의 물건은 소비자와의 약속이다.

 

지금은 꽃 판매하는 패러다임이 바뀌어 포장에 손이 많이 간다. 일이 두 배로 많아 고되다.

 

그래도 출하돼 텅 빈 온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다.

 

자신과 싸우며 우직하게 일 하는 임지홍 대표.

 

그는 남사라는 좋은 여건에도 늘 감사해 한다. “용인 근처에서 용인시가 농사 짓기가 제일 좋아요. 보조금이 타 시군에 비교 안될 정도로 많거든요. 시청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마음이 커요.”

 

1등 같은 것에 관심 없이 그저 청포농장 브랜드에 누를 끼치지 않고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나이지는 것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임 대표의 미래는 쾌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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