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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무의미한 ‘분구(分區)’ 찬반논란

 

[용인신문] 기흥구 분구에 대한 찬반논란 소식을 듣고 떠오른 것은 2005년 분구 상황이다. 16년 전에도 기자는 3개구 개청과 분구 관련 취재를 했다. 그때도 기흥읍과 구성읍을 합쳐 탄생한 기흥구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셌다. 물론 처음엔 구별 경계조정부터 문제였다.

 

용인시 사상 첫 행정구 개청을 앞두고 시민들의 최대 관심은 구 명칭으로 모아졌다. 지명위원회는 3개구 명칭을 만들면서 여론조사 결과와 역사성을 우선시했다. 처인구와 수지구는 쉽게 결정됐다. 그러나 ‘기흥’과 ‘구성’의 한자씩을 딴 ‘구흥구’에 대해서는 불만이 쏟아졌다. 두 개의 읍민들을 모두 다독거리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행정편의주의 지명이었기 때문이다. 기흥읍에 있던 삼성전자는 삼성반도체가 있는 기흥이라는 이름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대기업 경제성 논리의 대세론에 밀린 지명위가 구흥구를 기흥구로 바꿨다. 장기적으로 봐서는 분명 올바른 판단이었지만, 그땐 그리도 시끄러웠다.

 

2000년 초, 독일 취재 때 기자가 만났던 어떤 인사는 ‘용인시’는 모르지만 ‘삼성반도체’가 있는 ‘기흥’은 알고 있다해서 놀랐다. 대한민국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는 것과 마찬가지 이야기다. 그래서였는지, 기흥구는 인구증가로 분구가 곧 될 것이니, 분구 후 신생구를 ‘구성구’로 재결정한 것에 쉽게 동의한 기억이 난다.

 

기흥구는 이미 경기도 17개 자치단체보다 인구가 많다. 어찌보면 하나의 독립시로도 손색이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독립시를 주장할 수는 없다. 어떤 목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분구 반대는 명분도 없고, 무의미하다. 민민갈등을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확산시키는 것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인근 지자체와의 경계조정 때 시민들의 유구무언이다. 최근엔 성남시와 수지구 접경지역에 고기교 설치를 둘러싼 자치단체간 갈등이 심각하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내일이 아니면 소 닭 보듯 한다.

 

공교롭게도 2005년 이후 기흥구에는 정부 3기 신도시에 포함된 플랫폼 시티와 옛 경찰대 및 법무연수원 부지에 추진 중인 ‘뉴스테이’사업 등이 추진 중이다. 수도권 GTX 구성역 개통 등까지 감안하면 분구시 경계 지역민 입장에서는 민감할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 입김까지 작용할 것이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같은 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행정 울타리를 놓고, 거센 지역감정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현재 계획대로 분구가 되면 어느 지역은 피해를 본다는 식의 논리 또한 모순이다. 기흥구에서 구성구가 분리되면 기흥구만 소외된다는 식의 논리는, 거꾸로 ‘처진구’라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는 처인구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더 이상 부동산 가치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용인시를 이질적인 공동체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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