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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청탁문화 비움, 청렴문화 채움

 

[용인신문] ‘청탁문화 비움, 청렴문화 채움’. 이 말은 용인시 산하 ‘용인문화재단’ 공문서 위에 쓰여 있는 운영 구호다. 그런데 왠지 좀 생뚱맞다는 느낌이 든다. 올해 특례시로 위상이 높아진 용인시의 대표 문화예술기관의 공식 모토라고 하기엔 뭔가 구태의연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리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구호는 '정체성'과 연결되기에 말이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 윤리경영을 선포했고, 2018년엔 문화재단 최초로 ISO 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해 연말엔 온라인을 통해 인권경영 선포식과 ‘반부패‧청렴 실천 결의대회’까지 개최했다. 물론 반부패와 청렴문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대내외로 발송되는 공문서에까지 이 같은 구호를 쓰는 것은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자임하는 문화재단이라면 발상의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지역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이 문구에 대해 현재의 용인문화재단 수준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언뜻 보기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어 보이겠지만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시선으로도 꽤 거슬렸던 모양이다. 지역의 정체성과 정신문화를 주관하는 용인시 대표 문화예술기관의 운영 모토가 오히려 은연중 내적 치부를 드러낸 것 아니냐, 오죽했으면 이 같은 구호를 쓰겠느냐, 아직도 청탁문화가 만연한 것 아니냐는 등등 색안경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발상의 전환을 하지 못한 행정기관의 아날로그적 상상력의 실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리일까.

 

이 같은 구호는 정부와 상급단체 등에서 실시하는 청렴 평가점수를 의식한 자발적 노력의 일환일 수도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부패방지 시책평가 결과’를 보면 용인시는 전체 5등급 중 4등급이다. 평가 총평을 보면 적극적인 반부패 노력으로 시책평가 등급이 상승한 기관이 청렴도도 향상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니 이 같은 형식적 노력이라도 안 한다면 공공기관의 청렴 평가점수와 등급이 낮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올해도 ‘청렴도 종합평가’를 실시함에 따라 각급 기관에 반부패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기관들 입장에서는 권익위 평가 기준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그러나 특례시 산하 문화예술기관이라면 좀 더 색다른 변화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 단순하게 특례시 전야제로 보여주기식 축하 공연이나 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특례시로의 변화에 앞장서 일조해 달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용인시’ 공식문서에는 ‘용인특례시’와는 별도로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 용인특례시’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청탁문화 비움, 청렴문화 채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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