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3 (수)

  • 흐림동두천 2.3℃
  • 구름많음강릉 8.4℃
  • 서울 3.4℃
  • 대전 4.3℃
  • 구름많음대구 6.9℃
  • 맑음울산 6.2℃
  • 연무광주 6.3℃
  • 맑음부산 7.8℃
  • 구름많음고창 6.0℃
  • 구름많음제주 9.1℃
  • 구름많음강화 2.6℃
  • 흐림보은 3.4℃
  • 흐림금산 5.0℃
  • 구름많음강진군 7.8℃
  • 구름많음경주시 6.2℃
  • 구름많음거제 7.4℃
기상청 제공

문화

문화예술계 최고 지성과 나눈 글들 집대성

박이도 시인의 ‘육필로 나눈 문단 교우록’

 

당대 대표하는 시인·작가·화가 등
친필 서명과 인문학적 필담 눈길

 

[용인신문] 60여 년간 문학 활동을 펼쳐 온 박이도 시인이 한국 문화예술계 최고 지성인들과 나눈 육필 서명과 주고받은 글을 모아 집필한 ‘육필로 나눈 문단 교우록’이 스타북스에서 나왔다. 이런 형식의 산문집은 국내 최초다.

 

경희대 교수를 지낸 박 시인이 예술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유를 가졌고, 그들에게 받은 글을 평생 소중하게 소장했기에 가능했다. 증정본 필자 중에는 작고한 인물들이 많아 자료적 가치도 있다.

 

이 책에는 박 시인과 맺은 ‘특별한’ 인연과 수많은 비화가 정감 있는 문장으로 실려있다.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 작가, 화가, 평론가들의 친필 서명과 함께 인문학적 교유 내용을 읽는 것은 흥미롭다. 

 

1부 첫 글에 시 '와사등'으로 유명한 김광균이 실렸다. 박 시인이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해 지상에 실리자 전국에서 편지가 답지한 가운데 소포가 있었다고 했다. 소포를 보낸 이는 김광균이었고, 고급 양장본의 시집 '와사등'과 2장에 이르는 장문의 격려 편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친구들의 요청으로 편지를 건넸다가 행방이 사라져 지금 생각해봐도 애석하다는 사연이 실려있다.

 

수록된 문단 저명 인사들의 이름만 보아도 놀랍다. 이어령. 김광균, 서정주, 조병화, 박희진, 황금찬, 이탄, 오규원, 마광수, 박두진, 박목월, 김영태, 박성룡, 김광협, 김종길 박화목, 김종길, 이승훈, 조태일, 김현승, 나태주 등 모두 한국 현대 시문학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또한, 이경남, 강인섭, 문익환 등 시인이면서 언론인, 목회자로 활동했던 인사, 전영택, 황순원, 이청준, 김승옥, 현길언, 조정래 같은 당대 최고의 작가들, 한 시대 방송가의 전설이 되다시피 한 신봉승, 주태익 선생, 여기에 화가 송수남, 서예가 박종구, 수녀 이해인, 전위예술가 무세중 등 우리 시대의 소중하고 귀한 인문학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빼곡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친필 서명과 함께 엽서와 편지글은 누구라도 한 번쯤은 보고 싶은 자료들이다.

 

1부 시담 33명, 2부 편지 30명, 3부 엽서와 메모 34명, 4부 서명 77명 등 무려 174명의 육필이 들어가 있다.

 

박 시인은 “오랜 세월 문단의 문객들과 나눈 육필 서명본을 비롯해 편지글과 엽서 글을 모아놓은 서첩(書帖)입니다. 문단의 큰 어르신들부터 가까운 선후배들까지, 서로 나누었던 나의 사적 교우록이 되는 셈이지요. 신문학이 싹트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단의 기라성들의 시화(詩畵)와 육필을 귀감 삼아 정면교사로 삼고자 함입니다. 이분들의 시문(詩文)에 담긴 저마다의 문학적 발상법과 시정신에서 많은 교훈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어르신들의 예술과 인격을 기리고 명심불망(銘心不忘)하고자 합니다. 특히 친필 육필로 받은 이분들의 함자와 필체를 한 자리에 모아 나 자신에게 귀감이 되는 서첩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시인 박이도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1959년 자유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회상의 숲’ ‘폭설’ ‘불꽃놀이’ ‘홀로 상수리나무를 바라볼 때’ 등 16권과 시선집 ‘빛의 형상’ ‘순결을 위하여’ ‘반추’ 등 6권, ‘박이도문학전집’, 번역시집, 수필집, 평론집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편운문학상, 문덕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용인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



배너